2019. 12. 25. 10:46ㆍ먹는곳
진주 호탄동 맛집
장독대 항아리 보쌈
겨울철이면 기초대사량이 늘어남에 따라 자꾸 고기가 땡기게 됩니다.
이 날에도 어김없이 추운날씨였으며 제 몸을 두 배나 불려주는 패딩과 함께였습니다. 오후 5시가 지나가면서 점차 모습을 감춰버린 이 날의 태양을 뒤로한체 어둠이 스멀스멀 다가옵니다. 항상 이때쯤이면 점심때 먹은 점심밥은 모두 소화되고 허기짐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이제 행복한 고민의 순간이겠죠.
저녁으로 어떤걸 먹으면서 행복한 포만감을 느껴볼지에 대한 고민을 해봅니다. 지난번에 먹지 못했던 피자를 먹을까? 날씨가 추우니 뜨겁고 매콤한 국물이 일품인 짬뽕을 먹을까?
많은 선택지에서 결국 승리를 차지한 것은 바로 보쌈이었습니다.
주변에 보쌈집을 검색하던 찰나, 약 10년전쯤이었을까요? 점심특선으로 너무 맛있게 먹은 보쌈집이 있어서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호탄동에 있는 장독대항아리보쌈으로 말이죠
<호탄동맛집 장독대항아리보쌈 위치정보입니다>
주소는 ☞ 경남 진주시 강변길9번길 16
진주 엠비씨네 옆에 상가들이 많이 몰려 있는 상가구역의 가장 끝 모퉁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위치가 어려울 것 같으나, 지역사람들에겐 이 집은 오랫동안 운영해 온 집이므로 손쉽게 찾아가 갑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으로는 주차장이 따로 없습니다.
하물며 주변에 주차할 공간도 마땅찮죠, 그러니 길목길목을 잘 살피셔서 길가에 주차하시는게 가장 나을 것 같아 보입니다.
호탄동 맛집 장독대항아리보쌈의 가게 모습입니다.
외부 모습으론 역시 별 특색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눈길을 사로잡는건 역시 점심특선 9,000원이라는 배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역시 이 집의 참 매력은 점심특선인데 말이죠.
점심때가 아닌, 저녁때 방문한 것은 처음입니다.
가게 앞의 수조가 웅- 거리며 돌아가는걸 보니, 아마 굴보쌈이 개시한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장독대항아리보쌈의 내부 모습입니다.
요즘 많은 식당들이 테이블, 의자형태로 내부를 바꾸고 있음에도 불과하고, 이 곳 장독대항아리보쌈은 약 10년전 방문했을 당시와 차이점이 없어 보입니다.
긴 세월동안 카트로 주방-손님 테이블로 오가는 바람에 바닥이 많이 헤진 모습입니다.
<호탄동 장독대항아리보쌈 메뉴 및 가격표입니다>
상호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곳은 보쌈 전문점입니다.
그래서 보쌈에 기반한 다양한 요리들이 있습니다.
일반 보쌈에서부터 굴보쌈, 보쌈 과메기, 보쌈 사합, 문어 해물 보쌈 등 메뉴판엔 온통 보쌈입니다.
보쌈전문점이라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나요, 당연히 국산 돼지고기를 사용할 줄 알았는데 프랑스산 입니다.
수입산 돼지고기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참조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보쌈을 주문 하니 바로 밑반찬을 먼저 가져다 주십니다.
세가지 종류의 쌈, 양배추샐러드, 쌈무와 깻잎(?) 장아찌, 전, 피클, 동치미, 구운 두부, 잡채, 그리고 된장국이 나옵니다.
간단하지만 없을건 없는 밑반찬이네요. 이 중에서도 쌈무와 깻잎(?) 장아찌는 진자 맛있습니다. 저 장아찌에 보쌈을 싸먹으니 새콤달콤하면서 단백한 보쌈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그마한 장독대에 들어있는건 된장국입니다. 숭늉이겠지 하며 떴는데 누런 국물이 나와 다소 당황했습니다.
보쌈(小) 27,000원
보쌈을 하나하나 세어보니 약 30점정도의 보쌈이 나옵니다. 한 점당 계산을 해보니 900원이 되겠네요.
그리고 갓담은 배추김치도 한 포기 함께나옵니다. 처음엔 둥근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윽고, 종업원님께서 직접 가위로 썰어주십니다.
보쌈 특유의 누리끼리한 색상이 군침을 돌게하며, 허기짐을 더욱 강화시켜 뱃속이 "어서 넣어줘! 어서 넣어주란 말이야!" 하며 극하게 요동을 칩니다.
개인적으로 비계 부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곳의 보쌈은 적당한 양의 비계가 있어 고소한 보쌈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한편으로는 수입산 돼지고기라는점이 맘에 걸리긴 합니다.
우선 첫 보쌈은 깻잎+상추+무쌈 깻잎 장아찌+마늘+보쌈 구성으로 한 쌈 가득 싸서 먹어보았습니다.
신선한 쌈채소들의 아삭거리는 식감과, 부드러운 보쌈의 식감이 어우러졌고, 보쌈의 단백한 맛에 장아찌의 새콤달콤함이 입안 가득 채웁니다. 화룡정점으로 마늘의 알싸함이 그 맛을 깔끔하게 잡아냅니다.
더 이상 말할게 없군요. 너무 맛있습니다.
보쌈에 배추김치올려서 흰 밥이랑 같이 먹어 보았습니다.
이것또한 맛있습니다. 고기의 힘은 정말로 대단한 것 같습니다. 매일먹어 이제는 살짝 지겨운 김치를 자꾸 먹고 싶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공깃밥 1,000원 별도)
아직은 어여쁜 색상을 발산하는 샛노란 배추속잎에 보쌈과 김치를 올려서 먹어보았습니다.
아삭거리는 식감은더욱 강해졌으며 씹을수록 단맛이나는 배춧잎 덕에 감칠맛이 더 살아나 보쌈이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처음에 보쌈이 테이블에 올려졌을땐 양이 좀 적나 싶었지만 먹다보니 배가 꽤 부릅니다.
솔직히말해서 다 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빵빵하게 불러온 배를 바지 단추를 풀어 완화시켜 마지막 한 점 까지 간신히 다 먹었습니다.
하루하루 먹는 나이와는 반비례적으로 저의 장은 하루하루 더 작아지나 봅니다.
정말인지 배부르게 잘 먹은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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